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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학

색채의 정서성과 식별성

by 더_나은_날 2023. 5. 2.

현대사회에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풍부한 색채를 자신의 감정이 시키는 대로 창조행위의 표현 수단으로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색채가 지금처럼 일반 사람들에게 해방되어 자유로운 창조성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은 유럽의 르네상스기 이후부터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7세기 초엽에 정해진 관위12계 제도나 8세기 초엽의 대보율령을 기초로 한 당색이나 금색 또는 에도시대의 사치금지령 등에 의해 일종의 색채규제가 존재했다. 미국의 저명한 색채학자이자 디자이너인 파버 비렌(Faver Birren 1900-88)은 과거의 색채해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고대인에게 색채란 우주와 하늘을 의미하고 신을 의미하며 과학의 기본요소를 상징하기도 하고 방위를 의미하기도 했다. 태양, 달 그리고 행성. 그것은 그들의 종교와 의료의 중요한 요소였다. 색채로 자기자신을 표현하게 된 창조적인 전통은 불과 600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색채가 창조의 대상물로 태고적부터 사용되어 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생물을 포함한 자연물과 그 색채. 그것은 고대 사람들에게 있어 생사를 좌우하고 마음과 육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였다. 색채가 지닌 그 불가사의함이야말로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해석을 만들었음에 틀림없다. 공포, 환희, 활동, 풍요, 생사 그 각각은 자연의 흐름속에 존재하며, 그와 함께 우리들의 생활에는 언제나 색채가 존재해왔다.

 

1) 색채의 정서성

과학이 발달된 현대에도 종교적인 행사나 의식의 일부로서 습관화된 색채가 남아있지만 일반적인 생활 속에서 고대인의 색채관을 현대인들이 지니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청명한 푸른 하늘, 신록의 푸르름, 가련한 꽃, 저물어가는 태양 등 대자연 속에서 변화하는 색채의 모습에 우리들은 고대인과 같은 감동을 느낄지 모른다.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나 사찰의 장엄한 장식미에 감동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한 색채는 때로는 부드럽고 자애로운 마음을 품게 하고 때로는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해주기도 한다. 색채가 지닌 힘, 그것은 우리들의 정서를 좌우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2) 색채의 식별성

색채를 표현하는 대상물이 다른 것과 구별됨으로써 사람들을 안전하게 유도할 수 있거나 나이가 들어 또는 색각이상 때문에 색채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이는 사람들이 사물을 쉽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은 아름다움이나 조화로움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사람은 '색이 다르다'는 것에 의해 사물의 존재나 상태를 식별할 수 있다. 안색을 보고 병의 진행을 판단하거나 음식물의 색으로 맛을 판단하는 것 등은 좋은 예에 해당된다. 색채의 시인성이나 유목성은 색 식별성의 범주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신호기나 교통표지 등의 안정색채에 응용되고 있다. 그 외에 철도 노선의 색 구분 등 여러 가지 신호류의 대다수는 다른 것과의 색채의 차이를 강하게 의식하여 디자인되어 있다. 또한 리트머스 시험지나 약물 독극물의 농도 판정 등에도 색채의 식별성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전기 배선에서 고압선은 빨강, 어스(접지 부분에서의 전압은 0이 된다)선은 검정 등으로 색상 별 코드에 따라 구분하거나, 전기 저항기는 색을 다르게 칠하거나 조합해서 그 부품의 전기 저항치를 판별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특히 위험이 따르는 곳의 색채는 그러한 배려가 중요하다. 건축에 있어서 비상구나 소화기기, 환경색채에 있어서 교통표지나 냉난방기기의 스위치 종류, 약품이나 약제의 색 구분 등으로 그 범위는 넓다. 이들은 주로 안전을 확보하는 용도 이외에도 상품이나 기업이 남들과의 차이를 주장하는 수단으로써도 색채가 지닌 식별성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반대로 다른 사물과 동일한 색채를 사용하면 시인성이 저하되고, 다른 사물과의 구별이 어려워진다. 이처럼 시인성이 저하되는 것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위장색인 카키색 등은 삼림이나 초원, 흙색 등과 동일시 되어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3) 정서성과 식별성의 활용

색채를 구현하는 대상물의 차이에 따라서 정서성을 우선할지 식별성을 우선할지 하는 것은 기본적인 검토사항 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면, 의류제품의 대다수는 색채의 정서성이 중시되는 경우에 해당된다. 한편 환경색채에서 같은 색채의 식별성이 우선된다. 또 다른 예로는 점포 디자인 등에서 정서성과 식별성 모두를 균형 있게 배분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다. 정서성과 관련된 심리적 측면에 대해 말하자면, 색채는 역량성, 활동성 및 좋고 싫음, 아름다움과 추함을 느끼게 하는 평가성과 같은 세 가지 기본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역량성이나 활동성에 관해서는 개인차가 적지만 색의 평가와 관련된 표현 감정(아름다움, 추함, 좋고 싫음, 좋고 나쁨 등)은 대상자의 성(性)이나 연령 또는 시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일정한 결론을 얻기가 힘들다. 때문에 대상자의 심리적 이미지를 파악하는 조사를 한 후에 색채를 검토하는 작업이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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