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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학

민족과 색채

by 더_나은_날 2023. 5. 13.

노르만 민족에서 볼 수 있는 색채

노르만은 북쪽에 사는 사람이란 의미로, 10세기 이후 북쪽 바다에서 활약한 바이킹의 후예이다. 이 노르만족은 주로 스칸디나비아 3국(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과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에 정착했다.

 

1) 신체적 특징에서 보이는 금색, 파랑, 흰색

말할 것도 없이, 이들 세 나라는 고위도, 한랭, 혹한으로 대표되는 기후와 풍토로 1년을 통틀어도 일조량이 부족하고 흐린 하늘과 적설량이 많은 척박한 토지이다. 사람들의 피부색은 멜라닌 색소의 부족으로 인해 흰 빛을 띄고 감발, 푸른 눈동자의 특징을 지닌다. 특히 금발과 푸른 눈동자는 이들의 대표적인 신체적 특징으로서 북방 민족의 시각 언어이기도 하다.

2) 국기에서 보이는 라이트 블루, 파랑

적설량이 많은 척박한 풍토를 반영하듯 일반적으로 한색계인 파랑, 흰색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예를 들면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의 국기는 파랑, 라이트 블루, 빨강, 노랑, 흰색에 스칸디나비아 십자형을 배치한 모양으로 되어 있어 이들색이 노르만족이 선호하는 색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라이트 블루와 파랑은 숲, 호수, 피오르드(fjord)의 나라라고 불리는 북유럽 각국의 특징을 나타내는 색이라 할 수 있다.

3)태양신앙과 오렌지색

혹독한 추위의 기후 조건 속에서 사람들은 실내에서라도 따뜻한 색채를 추구했다. 특히 기독교 이전에는 토착 신앙인 태양 신앙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에 태양의 색상인 오렌지색에 대한 동경이 지금까지도 강하게 뿌리내려 실내의 양탄자, 의복 등에는 파랑의 보색인 다양한 톤의 오렌지색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4) 델프트(Delft) 도자기의 흰색과 파랑

델프트 도자기란 17세기 중엽 이후 동양, 이탈리아 도자기에 영향을 받아 네덜란드의 도시 델프트에서 개발된 도자기를 말한다. 당시 서양 사회에서는 동양, 특히 중국의 경덕진(강서성의 도자기 생산지)과 일본의 이마리(사가현의 도자기 마을)에서 생산된 청화자기에 대한 강한 동경을 갖고, 델프트에서 중국과 일본산 도자기를 모방하여 제작했는데, 코발트 블루로 그려진 무늬가 특징이다. 결국 이 도자기는 유럽 전역으로 수출되어 인기를 모았고, 지금도 '델프트 블루'라는 색 이름이 남아 있다.

 

슬라브 민족에서 볼 수 있는 색채

슬라브 민족은 인도, 유럽어족에 속하면서 슬라브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총칭으로, 지역적으로 러시아 전역, 발칸 반도 각국에 걸친 민족을 말한다. 이 지역에서는 민족 분쟁이 심해서 19세기 말까지 독립 국가를 유지한 나라는 러시아뿐이다. 그 결과 슬라브 민족에게는 러시아 문화가 짙게 반영되어 있다.

1) 이콘(Icon)과 금색

이콘이란 중세 유럽에서 성행한 예수, 성모, 성도, 순교자 등의 초상이 그려진 판화를 말한다. 원래는 2세기 경에 시작되어 4세기 경 확립되었는데, 10세기에 러시아가 그리스 정교를 국교로 정하면서 본격적으로 발달했다. 러시아 이콘에는 주로 금색 배경에 파랑, 검정, 빨강 의상을 입은 성모 마리아 혹은 성도들이 그려져 있다. 이콘의 검정은 배경색의 금색과 대비됨으로써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2) 러시아 발레단과 원색

20세기 초,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이끄는 러시아 발레단은 슬라브 풍의 원색 무대 장치와 의상으로 서유럽 사회에 커다란 문화적 충격을 주었다. 러시아 발레단의 초기 작품은 슬라브의 토속적 종교 행사를 주제로 야성미와 원시주의, 오리엔탈리즘이 미묘하게 융합된 경향이 보인다. 그렇게 화사한 원색-선명한 빨강, 초록, 파랑, 노랑 등-이 넘실대는 무대는 화려한 색채의 무대 의상과 맞물려, 19세기말 이후 침침한 회색이나 파스텔 컬러에 익숙하던 서유럽 사람들에게 커다란 문화적 충격을 주면서 아르데코 색채의 규범으로 포함되었다.

3) 공산주의와 빨강

1917년, 러시아 제정주의가 붕괴되고 공산주의를 표방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 성립되었다. 그들은 혁명의 상징으로 빨간색 천에 노란색으로 낫과 망치를 그려 넣고, 그 위에 금실로 가장자리를 두른 다섯 개의 별이 그려진 깃발을 국기로 삼았다. 이 후 빨강은 공산주의의 상징 컬러가 되어 중화인민공화국과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의 국기에도 사용되었다. 물론 지금은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어 1991년 러시아 연방이 되었지만 흰색, 라이트 블루, 빨강으로 이루어진 지금의 삼색기에도 빨강은 사용되고 있다.

 

아랍 민족에서 볼 수 있는 색채

아랍 민족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이슬랍교를 믿고, 이슬람 문화를 긍지로 삼고 있으며 아랍어를 사용하는 민족을 일컫는다.

1) 모스크(Mosque)와 파랑

모스크는 이슬람교 신자에게 있어서 가장 신성한 축원의 장소인 사원을 말한다. 사원의 외벽은 주로 파랑에서 청록에 이느는 한색계를 사용하고 당초 무늬나 아라베스크 문양(이슬람교 사원의 벽면 장식이나 공예품의 장식에서 볼 수 있는 아라비아 무늬. 문자, 식물, 기하학적인 모티브가 어울려서 교차됨)이 채색된 타일로 덮여 있다. 서아시아 일대는 예전에 녹색식물로 뒤덮인 대지였다. 그러나 현재는 사막, 열사의 대지가 되어, 여기에 존재하는 오아시스는 유목민에게 생명과 활력을 주는 동경의 장소이기도 하다. 파란 모스크는 이슬람 교도에게 오아시스이며 생명을 구원하는 성스러운 성지인 것이다.

2) 천국의 색을 상징하는 초록

이슬람교의 성전 코랑(Koran)은 '낙원은 짙은 초록으로 뒤덮인 곳이다. (중략) 그 안에는 동그란 눈망울의 미녀가 살고 있고 그들은 초록색 쿠션과 아름다운 융단 위에 몸을 기대고 있다'고 말하면서 낙원은 녹색 식물이 무성하고 미녀들이 초록빛 의상을 입고 융단 위에서 기다린다고 묘사하고 있다. 이 후 이슬람교에서 초록은 천국을 상징하는 색이 되어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의 국기는 초록색이다. 예를 들어 리비아의 국가는 단순히 초록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는 초록 바탕에 흰 글씨로 '알라는 유일신이다'라고 적혀 있다.

3) 차도르(Chador)와 검정

차도르는 코란의 가르침에 따라 이슬람교도인 여성이 외출할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하여 머리부터 어깨로 뒤접어 쓰는 망토 같은 겉옷을 말한다. 서아시아 일대는 보통 체온보다도 기온이 높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피해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검은색 일색인 차도르를 착용해 피부를 보호하고 있다. 남성도 이것과 비슷한 아바(Aba)라은 겉옷을 착용하는데 이것도 보통 검은색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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