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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학

색 인식에 영향을 주는 요인

by 더_나은_날 2023. 5. 15.

색의 심리적 작용

색은 보이는 것(대상), 보는 사람(개인의 지각), 밝기(조명빛)와 같은 세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 보인다(인지). 색 인식이란 색을 개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일반화한 것인데, 그것은 대상이 되는 색이 눈의 반응 방식이나 조명광, 심리적 태도에 따라 상정된 기준 상태와 어떻게, 어느 정도로 다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보이는 색이 감정과 강한 관련을 갖는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색 인식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색을 보고 자란다. 그러한 경험에서 우리는 늘상 보는 외부 세계의 색이 언제나 똑같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에서 대상물의 색을 인식하는데는 항상 변화 요인이 존재한다. 보는 행위(시각적 작용), 밝기(조명광)가 이미 그러한 가변요인이고, 행여 혹여 대상물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실제 색은 대상의 상태, 사람의 눈, 조명광과 같은 각각의 조건에 의해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일상에서 실제로 보는 대상은 입체이므로 그림자가 생긴다. 그 대상이 단색 옷감이라고 하더라도 입체인 옷감에 그림자기 생기는 방식은 갖가지로, 부분의 색조는 변한다. 여기에는 빛이 지닌 색, 광선의 방향, 빛의 강도, 점 광원 등이나 면 광원뿐 아니라 대상을 보는 각도와 거리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의 색'을 어떻게 설명하는 게 옳은것인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보이는 상태를 고려하면서 그 대상물의 색이 실제로 어떤 색인지를 결정해 상대방에게 전해야만 할 경우 어느 한 부분의 색만을 '그것의 색'이라고 결정해버리는 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 어떤 옷감의 정확한 색을 설명할 경우에, 입체 상태에서의 전체적인 평균색을 '그 옷감의 보이는 색'이라 말해야 하는지, 펼쳐진 상태에서의 옷감을 '그 옷감의 보이는 색'이라 말해야 하는 것인지를 결정하기란 힘든 일이다. 그건 실제 상태에서의 색 효과를 중시하는 입장과 색 관리에서 보는 입장이라는 서로 양립하기 힘든 입장중에서 선택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한 가지 색이 단독으로 일정하게 보이는 일은 없다. 특별한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한, 어떤 경우에도 눈에 보이는 많은 색 중 어느 한 색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일상에서의 색 인식은 상대적인 인식으로 인해 성립되는 것이다. 여기서 상대적으로 본다는 것은 대비 현상에 의한 색을 본다는 의미이므로, 만약 객관적으로  색 인식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 눈으로 판단하지 말고 측색기를 사용하는 것이 믿을만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만약 눈으로 판단해야 한다면 보는데 있어 일정한 표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즉 객관성을 중시하는 색의 판정에서는 자유로운 심리적 작용을 차단, 제한하는 조건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계의 측정에 의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수치화해서 색을 정하는 것이므로, 심리적으로 무언가는 느끼면서 보는 것과는 멀어지게 된다. 이렇게 대립되는 입장 중에서 어느 쪽으로 색을 판단하는 것이 옳은지는 색을 다루는 사람들이 항상 그 근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눈의 기본적인 기능의 성질

눈의 기능이라는 점에만 한정해서 색 인식의 변화 요인을 살펴 보면, 첫째로 개인차를 들 수 있다. 거기엔 우선 개인마다 색을 다르게 느끼고 인식하는 '감수' 특성이 존재한다. 이 특성의 차이를 자세히 검토해 보면 한 개인의 좌우 양쪽 눈에서까지 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눈의 기능을 생각할 때 그러한 사사로운 차이점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현실의 색 인식은 눈 뿐만 아니라 대뇌피질이 주가 되는 뇌의 작용에 의해서도 성립된다. 눈과 뇌, 두 부분의 작용을 포괄해서 시각 작용이라고 하는데, 뇌 작용의 개인차도 색 인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런 점에서 색 인식이란 복잡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하나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색의 감수는 원칙적으로 다음의 세 부분으로 성립된다고 할 수 있다.

① 망막이 지닌 개체적 성질과 뇌 내에서의 합성작용. 일반적으로 이것을 색 지각이라고 한다. (생리 기능과 심리 기능의 융합 작용에 의한 것임)

② 음악에서 말하는 절대 음감과 같은 판단 기준이 색 인식에도 존재하는데, 이른바 절대 감도에 의해 인식되는 부분 (심리작용과 물리작용의 융합에 의한 일종의 판단이라고 할 수 있음)

③ 색에 대한 센스가 좋다고 말할 때, 그 센스의 차이(순수한 심리작용에 의한 것으로, 감에 따는 재능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음)

이 중에서 주로 색 인식을 결정하는 것은 ①의 작용이므로, 일반적으로 '색을 본다'는 행위는 수동적이기 쉽다. 그에 비해 ②와 ③은 보는 사람이 능동적인 태도를 취할 때 발생하는 작용이다. 그렇다면 '색을 본다'는 현상은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질까. 눈에 들어온 외부 세계 대상물의 색(정확하게는 빛 에너지)은 우선 감광색소(빛에 반응하는 망막세포가 지닌 성질)에 흡수된 다음 시각계 과정을 거쳐 색을 지각하게 된다. 시각계 과정이란 a) 외부 세계의 색을 자료로 받아들이는 최초의 단계(생화학 작용), b) 그것을 뇌에서 대상의 색으로 읽어들이는 단계(심리적 작용)의 2단계로 나뉜다. 이는 음식 재료와 요리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대뇌 피질에서 색 감수를 담당하는 전문 조직은 V4(대뇌 피질에 있는 제4번 시각 부위)라고 알려져 있다. 그 후의 과정에서 감정적인 반응 등이 더해져 색 지각이 일어나게 된다. 색 지각에는 항상 일종의 조정 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색 조정 작용의 한 예로 색 순응을 들 수 있다. 색 순응은 '익숙해짐'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정한 상태가 계속될 때 눈에는 그에 맞는 감수 조정이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예를 들면 짙은 선글라스를 껴도 어느 정도 지나면 그 색이 거슬린다는 느낌이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눈의 순응은 조명빛의 강도와 관련해서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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